안녕하세요.
에비타흉부외과 원장 전철우입니다.
저희 병원을 꾸준히 다니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에비타클리닉은 매주 수요일 오전에는 휴진입니다.
이 수요일 오전에는
거의 항상 아내와 외식을 합니다.
며칠전 수요일에는 병원근처의 압구정의
“무교동 낙지”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간혹, 저희 환자분들에게 말씀드리지만,
저는 안면다한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좋아지고 있으며,
저희 환자분들에게 말씀드리듯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아주 드물게 매운 음식에 대한 유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듭니다.
특히나, 저의 아내가 매운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위의 이 사진만 보고도 땀이 나시는 분들이 있으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럼, 꼭 매운 음식에만 땀이 나는 것일까요?
우선,
혀에는 맛을 느끼는 감각수용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각 맛마다 담당하는 구역이 다릅니다.
단맛은 혀의 앞부분, 쓴맛은 혀의 뒷부분, 신맛은 혀의 양옆, 짠맛은 중간부분입니다.
(그래서, 쓴 약을 먹을 때는 혀끝에 약을 올려놓고, 뒷부분에 닿지 않게 한번에 삼키는 것이
요령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운 맛은 특별히 담당하는 구역이 없습니다.
즉, 매운 맛은 단맛, 신맛과 같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고,
캡사이신이라는 물질에 유발되는 일종의 통증입니다.
캡사이신이 혀의 특수한 수용체에 닿게 되면,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뇌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주: 제가 고통스러워하는 청양고추가 생각보다 스코빌 지수가 높지 않네요..
그럼, 다른 고추들은,, 헉!!)
우리 몸은 통증을 느끼게 되면, 신체에서는 위험으로 간주하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킵니다.
교감신경은 심박동수를 증가시키고, 땀을 나게 하고, 동공을 확대시키고….
여러, 위험에 대한 생존본능을 발휘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 신경생리학적 기전이며,
다한증을 가진 사람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뿐입니다.
아내가 찍어준 제 사진입니다.
저보다 심한 분도 많겠지만,
저도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아주 심한 식이성 안면 다한증의 경우에는
캡사이신 뿐만 아니라,
인공조리료 등의 화학물질에도 반응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에게는
가능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라고 교육합니다.
같은 된장찌개를 먹어도,,
어떤 집에서는 땀이 폭풍처럼 쏟아지고,
어떤 집에서는 비교적 덜나는 것을
식이성 다한증 환자분들은 많이들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그렇게 땀이 많이 나는 집은 조미료를 많이 쓰는 집이라고 설명합니다.
교감신경계라는 것 자체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신호를 주고, 생존에 도움이 되도록 알려주는 것인 만큼,
식이성 다한증이신 분들은
몸에 해로운 성분들에 대해서, 땀이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조미료를 잘 안쓰는 가정의 음식.. 도시락을 먹을 경우에는 땀이 덜한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식이성 안면다한증이신 분들에게
“걸어다니는 식약청“이라고 말씀드리면,, 모두가 재미있어 하십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아토피가 심한 분들이..
공업용 본드등을 많이 사용한 새 집에 들어가면,,
바로 발진이 일어나면서, 가려워하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몸에 해롭든, 아니든…
매운 것을 아주 가끔은 먹고 싶은 생각이 납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오늘은,,,
식이성 안면다한증에 대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저의 부끄러운 사진과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더운 여름,,,
저희 에비타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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